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광양 매실이 특별한 이유, 기후와 시간이 만든 산지

by tastypulp 2026. 5. 11.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익는 매실. 전라남도 광양은 그 특산물로 매실을 손꼽을 만큼, 빛깔 좋고 실한 매실 수확을 자랑한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달리는 열매로, <동의보감>에 갈증과 가슴의 열기를 없애는 약재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광양은 어떻게 매실의 고장이 되었을까? 이곳에서 나는 매실이 특히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이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전남 광양시 홈페이지, '광양 매실', 제9기 천승희 광양시 블로그 기자

광양의 지리적 특징


매실나무는 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재배된다. 연평균 12-15도 정도가 적정하며, 꽃이피는 시기인 봄 기온이 특히 10도 이상이어야 정상적으로 수정이 이뤄진다. 전남 광양에서도 매화 마을이 조성된 곳은 섬진강의 따뜻한 기후와 백운산의 지형을 이점으로 삼은 곳이다. 지리산과 백운산이 북서 계절풍을 막아주면서 연평균 기온이 13-14도 정도 내외로 따뜻한 지역이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의 일조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광양 매실은 다른 지역보다 개화 시기가 빨라서 적산온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과즙이 많고, 당도와 산도는 물론 구연산 함량까지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렇듯 광양은 현재 전국 매실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매실에 특화한 산지라고 볼 수 있다.

 

전남 광양시 홈페이지, 광양 매화마을

매실의 역사


광양 매실은 1931년 전국 최초로 전남 광양의 다압면에 매화마을 일대에서 처음으로 집단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적으로 1970년대 농촌에 유실수를 심는 사업이 진행됐는데, 이때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에는 매화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광양에 홍쌍리 씨가 본격적으로 ‘청매실농원’을 조성해 오늘날 매화 명소로 일궈냈는데, 홍쌍리 씨는 자신의 시아버지인 율산 김오천 선생의 오랜 노력을 뒷받침하며 매화나무를 늘리고 종자를 개량해 ‘매화 박사’라고 불렸다. 광양 매실은 1997년 청매실농원 홍쌍리 대표 전통식품 명인 제14호 지정됐으며, 2007년에는 광양 매실 지리적표시 제36호에 등록되고, 2008년에는 광양매실산업특구가 지정되기도 했다.

전남 광양시 홈페이지, 매실차

매실의 효능과 섭취


중세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의서 중 하나이자, 현재까지도 한국 최고의 한방 의서로 인정받는 <동의보감>에서부터 매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남방에서 나며 음력 5월에 노랗게 된 열매를 따서 불에 쬐어 말려 오매를 만든다. 또한 소금에 절여서 백매를 만든다. 또는 연기에 그을려도 오매가 되며, 볕에 말려 뚜껑이 잘 맞는 그릇에 담아두어도 백매가 된다. 이것을 쓸 때는 반드시 씨를 버리고 약간 볶아야 한다.”
매실은 천연 소화제라고도 불릴 정도로 소화 불량과 식중독, 배탈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피로 회복, 간 기능 강화, 해독 작용에도 탁월한 건강식품임이 틀림없다. 다만 덜 익은 매실이나 씨앗에는 독성 물질인 아미그달린이 있어서 반드시 씨를 제거해야 한다. 또 산성이 강해 위장이 매우 약하거나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면 빈속에 마시는 것보다는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매실로 술을 담거나, 청을 만들고, 간장, 식초, 정과, 차로 만들어 활용하는데, 옆 나라 일본에서도 매실 절임, 즉 우메보시로 만들어 먹는다. 도시락, 주먹밥에도 넣고 회를 먹을 때도 곁들여 먹으며 입맛을 돋운다.

전남 광양시 홈페이지, 매실 나무

 

매실의 효능은 긴 시간 동안 증명되어 사랑받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양 매실이 으뜸으로 꼽히는 만큼, 언급했듯이 국내 매실 생산량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의 특산물로 거듭나게 된 데는 홍쌍리라는 한 개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전남 광양의 노력도 빼놓을 수는 없다. 1997년부터 공식적으로 축제가 되어 매년 3월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광양매화 문화축제’가 바로 그것. 청매실농원과 광양매화문화관 등 광양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를 즐기다 보면, 어느샌가 매화가 맺는 매실의 향에 흠뻑 취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