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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순은 왜 봄철 대표 식재료가 되었나

by tastypulp 2026. 5. 12.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부터 갈라져 나온 어리고 연한 싹이다. 어떤 일이 한때 많이 생겨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사자성어 ‘우후죽순’이 있을 정도로 죽순은 4월에서 5월 비가 온 뒤 쑥쑥 성장한다. 우리나라에는 이 죽순으로 유명한 지역이 두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번에는 전남 담양의 임산물로서 죽순을 소개하고자 한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담양 죽순.

 

죽순의 종류

대나무는 아열대성 식물로 주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북남미 대륙에서도 자라지만, 유럽과 남극에선 찾아보기 힘든 식물이다. 전 세계에서 약 50속 1200여 종이 자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 19종 정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중 왕죽에서 나는 왕대, 분죽에서 나는 솜대와 맹종죽 3종류가 대표적이다. 전남 담양에서는 특히 왕죽과 맹종죽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맹종죽과 왕죽은 크기와 용도, 제철에서 큰 차이가 있다. 먼저 맹종죽은 죽순대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고, 20m 이상으로 크며 4월 초 중순에 나온다. 그래서 죽순 중에서 맨 먼저 수확한다고 볼 수 있고, 크기가 크고 맛이 좋아 식용으로 인기가 높다. 한편, 5월 말에서 7월 사이에는 왕죽을 주로 살펴볼 수 있다. 껍질 색은 엷은 갈색인데, 죽순 맛이 조금 쌉쌀해서 ‘고죽’이라고도 불린다. 그렇지만 아삭거리면서도 연한 식감과 담백한 감칠맛이 뛰어나 나물이나 볶음 요리로 활용하기 제격이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담양 대나무밭, 촬영 농림축산식품부.

 

질 좋은 대나무밭이 되기 위한 조건

전남 담양은 연평균 기온이 12도, 강수량이 1000mm 이상인 곳이다. 이는 죽림을 조성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라고 여겨진다. 이곳은 영산강 상류 지역으로, 평지가 강을 끼고 조성되어 있어 배수성이 뛰어난 토양을 가지고 있다. 대나무는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땅속줄기’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평으로 뻗으며 1년에 최대 4m까지 자라며 죽순을 빠르게 성장하게 하는 영양분을 저장한다. 수년간 뿌리에 영양분을 축적해 죽순이 40~50일 만에 성체 대나무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하나의 숲 혹은 지역에 있는 대나무들은 모두 이 땅속줄기로 연결된 하나의 개체 혹은 군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그런데 담양 대나무 조성 지역은 숲이 아닌 ‘밭’이라고 불린다.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심고 가꿔 이곳에서 나오는 산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대나무의 성장 환경부터 수확과 관리 방식까지, 담양의 죽림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속에서 형성된 풍경인 셈이다.

담양군 죽녹원 홈페이지, 담양 죽녹원 전경.

 

몸에 좋은 담양 죽순, 어떻게 먹을까

담양 죽순은 아삭한 식감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수분 함량이 높아 봄철을 대표하는 건강 식재료다. 특히 풍부한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아삭한 식감을 더하며, 포만감을 줘 장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륨의 함량 역시 높다. 나트륨 배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 더불어 채소류 중 아미노산과 단백질 함량도 있는 식재료로 알려졌다. 다만 이렇게 좋은 효과에도 갓 채취한 죽순에는 특유의 아린 맛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떫은맛과 쓴맛이 강해지고, 수분도 줄어들어 풍미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죽순을 맛있게 먹으려면 쌀뜨물에 충분히 삶아낸 후 밑간을 연하게 조리해 그 자체의 식감을 살리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두고두고 먹고자 한다면 죽순 장아찌로 만들어 먹을 것.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담양 대나무밭, 촬영 정명철, 2014, 담양.

 

이렇듯 비 온 뒤 빠르게 자라는 생장력부터 담백하고 아삭한 풍미까지, 담양 죽순은 봄이 왔다 여름으로 흘러가는 계절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식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