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녹차’라고 하면 모두가 단번에 ‘보성’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나라 녹차의 진수를 보여주는 보성 녹차. 전남 보성은 어떻게 녹차, 차 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이 되었을까? 녹차 과연 무엇인지, 지금까지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 또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까지 녹차의 이모저모를 파헤쳐 본다.

녹차는 과연 무엇일까
녹차는 약 5,000년 전 중국에서 유래한 가장 오래된 차 중 하나다. 찻잎을 덖어나 쪄서 만드는 녹차. 한국에서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대렴공이 당나라에서 차 씨앗을 가져와 지리산에 심으면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되었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의 번성과 함께 왕실, 귀족, 평민에 이르기까지 차 문화가 성행하였지만, 조선 시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 중심의 차 문화는 침체했으나, 정약용, 초의선사 등에 의해 명맥을 유지했다.
녹차는 찻잎을 바로 따서 덖으면 ‘덖음차’, 수증기로 찌면 ‘증제차’로 즐길 수 있다. 이는 발효를 막아 녹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녹차’라고 불리게 되었다. 찻잎 수확 시기는 여러 차례가 있는데,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 전(4월 전)에 한 번 수확하고, 4월 말에 한 번, 5월에 한 번, 6월 이후 다시 한번 수확한다. 가장 부드럽고 쓴맛이 적으며 향이 뛰어난 차를 원한다면 곡우 전 찻잎으로 만든 녹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성이 갖춘 최적의 입지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전라남도 보성은 녹차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이 되었을까? 이곳에서 녹차를 재배한 역사는 무려 16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성군사>에는 백제 근초고왕 24년(서기 369년) 마한의 비리국이 백제의 복홀군(보성의 옛 이름)으로 통합될 때 지역 특산품으로 차를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근대에 들어서는 일제 강점기 때 보성이 차 생산지로 주목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태평양 전쟁과 한국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졌ㄱ고, 이후 1957년 대한다업관광농원이 이곳에서 다시 차를 재배하며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 재배지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또한 보성 녹차는 국내 최대 녹차 주산지로도 알려졌다. 전국 생산량의 약 35~40%가 이곳에서 재배된다. 보성은 녹차에 있어서 천혜의 재배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산과 바다, 호수가 어우러졌고, 맥반석 성분의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어서 차나무 성장에 최적이다. 또한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만나는 지점이고, 잦은 안개가 끼면서 자연 차광 효과가 특징인 지역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결합해 보성 녹차는 부드러운 단맛과 감칠맛, 깊은 향을 갖게 된다.

보성 녹차의 효능
일반적으로 녹차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졌다. 이는 항산화, 노화 억제, 혈관 건강 개선, 다이어트 및 체지방 감소에 영향을 준다. 또한 아미노산의 하나인 테아닌이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는데, 이때 녹차 속의 카페인이 각성 작용을 하기 때문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준다. 녹차에는 비타민 C도 풍부하다. 때문에 피부 미백과 탄력에 효과적이다. 찻잎에는 커피콩보다 많은 양의 카페인이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커피보다는 훨씬 적다. 또한 저온에서 우려 마시면 훨씬 적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다만 과유불급! 녹차에는 찬 성분이 있어서 설사가 잦거나 소화기가 약한 사람, 잠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주의하여 마셔야 한다.

보성 녹차와 함께하는 여행
그렇다면 보성 녹차를 좀 더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한 여행 코스를 한 번 알아보자. 먼저보성에는 1930년 문을 연 득량역이 있다. 과거에는 이 주변에서 오일장도 열리며 활기 넘치는 곳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역사 속으로 사라진 장소다. 하지만 보성군과 코레일, 마을 주민의 노력으로 현재는 무궁화호가 1일 10회 정차하는 역사가 깃든 장소로 변모했다. 이곳에 과거 영화로웠던 70-80년대 역무원의 유니폼과 소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슈퍼와 의상실, 사진관 등을 조성해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다음으로는 1939년 개원한 국내 최대의 다원인 ‘대한다원’으로 가보자. 약 50만 평의 녹차밭은 평화로운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대한다원 차밭에는 곳곳에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들꽃, 동물들이 함께하며 거대한 생태지역이 되기도 했다. 중앙 계단으로 올라가며 차밭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으니,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 지나기 전 꼭 한번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또 녹차밭 사이에 자리한 한국차박물관 역시 명소이다. 보성의 차 문화를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차 문화는 물론, 궁중에서 행해지던 다례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으며, 중국, 일본, 유럽의 차 문화까지 두루 알 수 있는 전시실도 마련됐다.